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싸움은 이겼지만, 전쟁에 패하다. (부부 싸움)

Author
온마루아동가족상담센터
Date
2023-06-22 14:01
Views
531

살다 보면 우리는 갈등이 생기고 여러 사소한 것으로 인해 싸우게 된다.특히나 부부 싸움은 부부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, 자녀에게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.부부 싸움이 자녀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,싸움보다 부부가 싸우고 나서 화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은 자녀에게 큰 위안이 되기도 한다.잘 싸운다는 것은 싸움에 백전백승하는 것도 싸움을 피하고 참는 것도 아닐 것이다.싸움보다 더 힘든 것은 싸움 후에 긴장 상태이다. 화해하는 법을 찾아 그런 긴장 상태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.

 

달라도 너무 다르다. 생각도 다르고 이해하는 방식도 식습관도 다르다. 그러다 보니 아주 사소한 것마다 갈등과 마찰이 늘 있게 된다.

그것도 그럴 것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만난 사람들이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. 연예 시절에는 콩깍지가 씌어서 상대의 단점도 좋게 보이더니,

결혼을 해보니 상대의 장점도 이상하게 단점으로 보이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.

오늘도 어김없이 부부 싸움을 한다.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,

그때 그 상황에서는 나에게 상당히 중요하게 느껴진다. 나를 배려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는 배우자에게 서운함과 화가 치밀어 오른다.

자신을 이해해주기 바라는 마음과 상대가 질 못되었다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서로 목소리를 더 높인다.

이런 싸움이 지치기도 하고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대가 너무 답답하다. 말을 해봐야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고,

더 큰 일이 벌어지기 전에 그냥 입을 닫는다.

시간이 흘러 조금 화가 가라앉는다. 서로 말을 하지 않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불편하다.

또한, 이런 분위기가 불편하다. 먼저 손을 내밀어 볼까? 생각한다.

그런데 손을 내밀었지만 거부하면 더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날 것 같고, 저번에 싸웠을 때, 내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.

이번에 또 내가 먼저 손을 내민다는 것이 뭔가 자존심이 상하고 내가 지는 것 같다.

그래서 얼굴을 마주 보는 것이 불편하고 힘들지만, 꾹 참고 아무렇지 않은 듯 내색을 하지 않으려 한다..

그러나 부부 싸움이 부부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.

부모가 뭔가 불편하다 보니, 자녀 역시 어쩔 수 없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.

부모는 부부 싸움이 자녀에게 피해 가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지만, 그 싸움을 보는 자녀는 부모가 헤어질 것 같고 우리 문제로 싸우는 것 같다.

아무리 부부가 너희와 상관이 없고, 엄마 아빠 의견이 달라서 일어나는 사소한 갈등이고, 시간이 지나면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,

자녀는 뭔지 모를 두려움과 불안을 느낀다. 흔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을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.

그러다 문득 한 가족에 가장이란 뭘까?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.

아무리 생각해도 내 잘못은 아닌 것 같다. 그리고 상대가 분명 사과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.

그런데 나는 가장이다. 나의 자존심은 중요하다. 그런데 나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우리 가족이 이렇게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나?

이대로 가면 분명 나는 나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.

하지만, 우리 가족은 불편하고 그로 인한 상처가 더 커지게 되고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.

내가 승리를 했지만, 가족의 피해는 막심 하다.  싸움에 이겼지만, 전쟁에 패한 것 같은 씁쓸함이 밀려 온다.

눈을 감고 오늘도 내가 아내에게 손을 먼저 내밀어 본다.  내 자존심도 중요하지만, 나에게는 우리 가족이 더 중요하다.

무엇이 소중한지?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?  아는 것을 몸으로 실천 해보려 한다.